그래도 그 날 이후 20일 정도 이상 지난 지금에 와서야 비로소

이렇게 회고(?)의 글을 쓸 마음의 여유가 생겼습니다.

역시 시간만큼 좋은 약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라도 블로그에 제가 품고 있던

솔직한 생각들을 자주

포스팅하려 합니다.

@rchmond.

 

책을 쓰게 된다는 희망과 함께 했던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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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주제에 대해 글을 쓰는 즐거움!

이번에 처음 밝히는 이야기죠?

원래 제대하고 나면 Windows Vista 활용서를 쓸 생각이었습니다.

그것이 너무도 기뻐서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고 알려 드린 적도 있었지요. 물론 구체적으로 무엇을 한다는 이야기는 살짝 피하고 말이에요.

지난 6월 19일.

서울에 올라 갔을 때 Microsoft 간담회만 들릴 게 아니라 이왕 서울 가는 김에, 출판사에도 들러서(그 때 그 출판사는 이전중이었습니다) 앞으로 진행될 것들에 대해서 짧게 이야기도 나눌 생각이었습니다.

제 손은 출판에 관한 사항이 담긴 종이를 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만만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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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계산만 있을 뿐

하지만 - 그동안 이야기를 진행하던 분과 만나 이주를 진행중인 출판사에 들러 이야기를 하다가

"집필 관련 이야기는 나중으로... 시장의 흐름과 때를 기다려야..."

하는 소리를 듣고 멍~ 해졌습니다.

역시.. 바깥세상에서는 모든 게 저의 생각대로 되지만은 않더군요. 계약까지 많이 진전되었다고 낙관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자본주의 세상에서는 시세에 휘둘리는 것이 당연했습니다.

물론 태연한 척,

"급한 것은 아니니 일단 저도 지켜보겠습니다."

하고 말은 했었지만 속은 타들어가고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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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만들어 놓은 계획은 다 어쩌고?

제대하고 몇 달 동안 글을 쓰고, 블로그를 운영하고, 공부를 할 생각이었던 제 계획이 무너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지?'

걱정에 눈앞이 캄캄해졌습니다.

 

나를 위한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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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벽으로 꽁꽁 둘러싸도 하늘에서는 다 보이는 세상입니다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군생활 중이던 3,4월에도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이런 저런 계획을 세우고 있다가 5,6월(특히 제대 이후) 별다른 진전이 없고, 특별한 연락도 오지 않는 것을 조금 이상하게 여기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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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월에 비해 줄어든 5~6월의 연락 - 여기서 눈치챘어야 했다

다른 서적 출간 건으로 바쁘다는 메일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것도 나에게 방심을 하게 하는 한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한마디로, 제가 어리석었던 거죠.

어깨가 축 늘어진 채 낯설은 서울의 거리를 지하철로, 택시로 지나다니며 왠지 모를 안타까움만 늘어났습니다. 불쾌하기까지 했구요. 참아 왔던 피곤함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날 마지막 일정으로, Microsoft 간담회에 참석하러 포스코 센터에 처음 올라 갔을 때는 피곤함과 상실감으로 인해 표정이 어두웠습니다. 단체로 사진을 찍기도 했는데, 아마도 사진에서 나온 제 얼굴은 매우 부자연스러웠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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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으로 되돌아가 보면..

사실, 처음 출판 이야기가 나왔던 3월 초반에 출판사로부터 계약을 빠르게 하자고 연락이 왔었습니다.

하지만 저 혼자서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어려워서,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의견을 물어 봤습니다. 그러자 누구랄 것도 없이 대부분이 여러 정보들을 얻고 난 뒤인 제대 이후로 하면 좋겠다는 조언을 듣고 미뤘었습니다.

그렇게 계약을 미루다가 막상 제대를 하고 나서도 Windows Vista에 대해 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했습니다. Windows XP에 비해 Windows Vista 서적이 잘 나가지 않는다는 출판사측의 이야기도 들어 왔구요.

제가 쓰기로 한 Windows Vista 책도 Windows XP 관련 도서의 재판 때문에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것으로 보입니다.

집에 돌아온 뒤에 계약을 미루자고 했던 사람들에게 "아, 그 때 바로 계약을 했어야 했는데"라고 못난 한풀이를 하고 다녔습니다. 지금은 그것도 후회되는군요. 모든 것은 제 결정으로 인해 생겨난 일인데 말이죠.

 

서울 나들이, 그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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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속에 있는 멋진 모습을 상상하고 그것을 현실과 연결하는 일

이 정도의 태클에 의해서 이 정도로 낙담하고 힘들어 한다는 것은 제가 그만큼 어리고 미숙하다는 증거겠지요.

그렇게 해서 6월 말에 아무렇지도 않은 듯 서울에 올라갔던 이야기를 포스팅 하고 알게 모르게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군생활 막바지인 말년휴가 전후로 사람들에게 틈만 나면 '내가 펴내는 책 한 권 사 달라'고 공공연하게 자랑하고 다녔던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메인 블로그인 비스타블로그에서 출판 관련 이야기가 진행되던 초기의 일을 두리뭉실하게 포스팅 하기도 했었는데, 오히려 그렇게 두리뭉실하게만 적어 놓고 차후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이 지금에 와서는 다행이라고 여겨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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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 ? 뭘 하고 살았을까?

집에서 그냥 놀고 먹을 수는 없는 일이라, 이후에 아르바이트 관련 웹사이트에 가입을 해서 마땅한 자리를 찾다가 편의점, 공장(!) 등을 지원해 놓고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지요.

그렇게 해서 지난 7월 1일 부터 급(急) 아르바이트를 구해서 일하고 있습니다.

현재 집 근처에 있는 XX마트에서 일하고 있지요.

이 이야기는 이후에 포스팅 하겠습니다. 기다려 주세요^^

 

인식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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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는 돌고 돈다

혹시나 그 출판사 관계자 분이 이 글을 읽으실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시장의 수요가 생겨 다시금 Windows Vista 관련 도서를 펴내자는 이야기를 할 가능성도 있겠죠. 아니면 다음 달이나 그 이후에 저에게 '이번에는 정말 계약부터 제대로 해 보자'는 말이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두 번 다시 그와 관계된 이야기가 들려 오지 않을 지도 모릅니다. 연락은 가끔식 해도 실질적인 이야기는 계속 미룰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낙담하지 않겠습니다.

한번의 기회를 잃었다고 후회하지 않겠습니다.

앞으로 제가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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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운명을 쥐고 있는 사람은 나다

블로그에 글을 쓴다는 것이 출판과 직결된다고 생각해서 아침/낮/밤을 가리지 않고 오로지 포스팅에만 전념했던 지난 시간들이 오히려 자랑스럽습니다.

저에게 왔던 이번 기회도 사실은 이 블로그를 시작했던 것의 조그마한 보상에 지나지 않습니다. 한 가지 주제에 대해서 쉼없이 관심을 표현했던 애정이, 저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주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그것은 제가 이 블로그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는 한 없어지지 않을 행운일 겁니다.

다르게 생각해 보면, 출판 준비로 Windows Vista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제 생각을 적어 나갔던 것도 이 블로그에 글을 쓰는 데 많은 도움이 되는군요.

 

덧붙여서

people

thanks to...

이렇게 글을 다 쓰고 나니 처음에 계획했던 것 보다 상당이 길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음 속에 뭉쳐 있던 것들을 조금 풀고 나니 기분이 상쾌하네요.

조그마한 경험도 저에겐 중요합니다. 다양한 경험 중에서도 '실패'에 대한 교훈은 더더군다나 소중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힘을 불어 넣어 주는 가족들, 친구들, 동생들, 블로거들...

이 글을 빌어 다시금

"고맙습니다."

라는 말을 전해 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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