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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린 - 10점
이재익 지음/황소북스

저는 미군기지의 각종 사건들에 대해서 어깨 넘어 전해 듣기만 하고 자란 학생입니다. 이번에 위드블로그를 통해 이재익님의 장편소설 ‘아이린’을 읽으며 미군 군사기지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군복무를 했었지만, 기지촌과 같은 이야기들은 그저 남의 이야기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등돌리고 있을 문제만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에서 제일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알아? 갈보년을 멋지게 죽여버리고 싶어. 그리고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지는 거지. 잭 더 리퍼의 업적을 칭송하는 의미랄까. 이건 농담이 아니야.”

86페이지 내용 중에서 – 아이린

우리를 보호해 주기 위해 온 미군들. 기지가 들어서고, 군인들을 상대하는 기지촌에서 일어나는 불미스러운 일들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요즘도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나는 것인가?’ 하는 물음이 계속 들 정도로 문제가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옛 시절, 가난해서, 무지해서 흘러 들어온 여성들이 미군들에 의해 살인, 강간, 폭행 사건에 휘말렸던 그때, 그 시절 이야기입니다.

기지촌 소녀와 한 카투사의 사랑 이야기가 가슴 아플 정도로 애절하게 묘사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평소 소설을 잘 읽지 않아서 그런지 오래간만에 읽은 소설은 가슴을 따뜻하게, 무섭도록 강하게 휘몰아치게 만들었습니다.

요즘 출판사에서 편집 일을 배우고 있어서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읽을 여유가 그리 많지 않은데, 위드블로그를 통해 전달받은 이 책 덕분에 최근 출퇴근 시간이 조금 즐거웠습니다.

조금 식상한 사랑 이야기지만, 기구한 운명으로 기지촌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소녀와 과거의 트라우마를 간직한 채 사랑이 무엇인지 모른 채 살아가던 카투사 요원이 서로 만나 사랑하게 되는 장면이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과연 두 사람은 이어졌을까요?

이니시에이션 러브 이후, 책으로 읽은 사랑 이야기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좀 더 자주 연애 소설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 책이었습니다.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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